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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 유동성 풀과 AMM 메커니즘: 슬리피지·비영구적 손실의 구조적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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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 유동성 풀과 AMM 메커니즘: 슬리피지·비영구적 손실의 구조적 이해

탈중앙화 거래소(DEX)는 전통적인 주문서(Order Book) 방식 대신 자동화 마켓 메이커(Automated Market Maker, AMM)와 유동성 풀(Liquidity Pool)이라는 구조를 사용합니다. 별도의 상대방 주문 없이도 스마트 컨트랙트에 예치된 자산 풀을 기준으로 즉시 거래가 체결되는 방식인데, 이 편리함의 이면에는 슬리피지와 비영구적 손실이라는, 초보 유동성 공급자들이 자주 놓치는 구조적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이 글에서는 AMM이 가격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그리고 이 두 리스크가 왜 발생하는지를 수식과 함께 살펴봅니다.

주문서 방식과 AMM 방식의 근본적 차이

전통 거래소나 중앙화 거래소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주문을 매칭시키는 주문서 방식을 사용합니다. 반면 AMM 기반 DEX는 상대방 주문을 기다리지 않고, 두 자산을 일정 비율로 예치해 둔 유동성 풀과 직접 거래합니다. 거래자는 풀에 한 자산을 넣고 다른 자산을 꺼내가며, 그 교환 비율(가격)은 사전에 정의된 수학 공식에 의해 자동으로 결정됩니다. 이 구조 덕분에 거래량이 적은 자산도 상시 유동성을 가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Constant Product Formula: x*y=k

가장 널리 쓰이는 AMM 공식은 Uniswap V2 등에서 채택한 상수곱 공식(Constant Product Formula)으로, x와 y라는 두 자산의 수량을 곱한 값(k)이 거래 전후로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누군가 풀에서 자산 x를 사가면 풀 안의 x는 줄고 y는 늘어나는데, 이때 곱 k를 유지하기 위해 남은 x의 가격이 자동으로 상승합니다. 즉 한 자산을 많이 살수록 그 자산의 가격이 풀 안에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구조이며, 이 곡선의 형태가 바로 슬리피지의 근본 원인입니다.

슬리피지(Slippage)는 왜 발생하는가

슬리피지란 거래를 요청한 시점의 예상 가격과 실제로 체결된 가격 사이의 차이를 말합니다. AMM에서는 거래 규모가 풀의 유동성 규모에 비해 클수록 곡선을 따라 가격이 더 크게 움직이기 때문에 슬리피지가 커집니다. 유동성이 얕은 소규모 풀에서 큰 금액을 거래하면 실제 체결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불리해질 수 있으며, 이를 노린 샌드위치 공격(Sandwich Attack) 같은 MEV 전략도 존재합니다. 대부분의 DEX 인터페이스는 거래 전 ‘허용 슬리피지(Slippage Tolerance)’를 설정하게 해, 예상 밖의 가격으로 체결되는 것을 일정 범위 내로 제한할 수 있게 합니다.

비영구적 손실(Impermanent Loss)의 구조

유동성 공급자(LP)가 겪는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리스크가 비영구적 손실입니다. 두 자산을 풀에 예치한 뒤 한쪽 자산의 시장 가격이 예치 시점 대비 크게 오르거나 내리면, 상수곱 공식에 따라 재정거래자들이 풀의 비율을 시장 가격에 맞춰 조정하게 되고, 그 결과 LP가 인출할 때 받는 두 자산의 조합은 애초에 그냥 두 자산을 각각 들고만 있었을 경우(단순 보유, HODL)보다 가치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 손실을 ‘비영구적’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가격이 예치 시점 수준으로 돌아오면 손실도 사라지기 때문이지만, 실제로는 가격이 되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인출 시점에 손실이 영구적으로 확정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가격 변동률에 따른 비영구적 손실 근사치

한 자산의 가격 변동단순 보유 대비 비영구적 손실(근사치)
1.25배 상승약 0.6%
1.5배 상승약 2.0%
2배 상승약 5.7%
3배 상승약 13.4%
5배 상승약 25.5%

이 수치는 상수곱 AMM에서 스왑 수수료 수익을 제외하고 가격 변동 자체로만 계산한 근사치입니다. 실제로는 LP가 벌어들이는 거래 수수료가 이 손실을 상쇄하거나 초과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비영구적 손실은 그 자체로 항상 순손실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비영구적 손실을 완화하는 설계들

이 구조적 문제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AMM 변형이 등장했습니다. Curve와 같은 프로토콜은 스테이블코인처럼 가격이 서로 비슷하게 유지되는 자산 쌍에 특화된 곡선을 사용해 슬리피지와 비영구적 손실을 크게 낮췄고, Uniswap V3는 유동성 공급자가 특정 가격 구간에만 자본을 집중할 수 있는 집중 유동성(Concentrated Liquidity) 모델을 도입해 자본 효율을 높였습니다. 다만 집중 유동성은 가격이 설정 구간을 벗어나면 해당 유동성이 거래 수수료를 전혀 벌지 못하게 되는 새로운 형태의 리스크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유동성 공급 전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 예치하려는 두 자산의 상관관계가 높은 편인지(스테이블-스테이블, 스테이블-랩드 자산 등), 아니면 가격이 서로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자산인지 확인했는가
  • 해당 풀의 최근 거래량과 수수료 수익이 예상되는 비영구적 손실을 상쇄할 만한 수준인지 확인했는가
  • V3 계열처럼 가격 구간을 설정하는 방식이라면, 구간을 벗어났을 때 자동으로 알림을 받거나 재조정할 계획이 있는가
  • 스마트 컨트랙트 자체의 감사 이력과 과거 해킹 사고 여부를 확인했는가
  • 거버넌스 토큰 보상이 있는 풀이라면, 보상을 제외한 순수 수수료 수익만으로도 리스크가 정당화되는지 별도로 계산해봤는가

자주 묻는 질문

Q. 비영구적 손실은 실현하지 않으면 손실이 아닌가요?
A. 가격이 예치 시점 수준으로 돌아온다면 맞는 말이지만, 실제로 인출하는 시점의 가격 비율이 예치 시점과 다르다면 그 차이는 인출과 동시에 실현된 손실이 됩니다. ‘비영구적’이라는 이름과 달리 실제로는 영구적 손실로 확정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

Q. 슬리피지 허용치를 낮게 설정하면 항상 유리한가요?
A. 슬리피지 허용치를 너무 낮게 설정하면 가격 변동성이 큰 시점에 거래 자체가 실패(revert)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높게 설정하면 예상보다 불리한 가격에 체결되거나 샌드위치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므로, 자산의 변동성과 풀의 유동성 규모를 고려해 적절한 값을 설정해야 합니다.

Q. 대형 풀에 유동성을 공급하면 비영구적 손실을 피할 수 있나요?
A. 풀의 규모는 슬리피지 크기에는 영향을 주지만, 비영구적 손실 자체는 풀 규모와 무관하게 두 자산 간 가격 변동 비율에 의해 결정됩니다. 다만 대형 풀은 대체로 거래량이 많아 수수료 수익이 손실을 상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Q. 집중 유동성(V3)이 항상 더 유리한가요?
A. 자본 효율은 높아지지만, 가격이 설정한 구간을 벗어나면 해당 유동성은 수수료를 전혀 벌지 못하고 한쪽 자산으로만 남게 됩니다. 이는 사실상 능동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며, 방치할 경우 오히려 전통적인 전체 구간 공급보다 못한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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